사진=AI 생성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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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리포인트=최승진 기자] 미국과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협상이 다시 교착 상태에 빠지면서 10일(현지시간) 국제유가가 하루 만에 5%대 급등했다. 이 여파가 국내 주유소 기름값에 언제, 얼마나 반영될지를 두고 관심이 모이고 있다.

10일 영국 ICE선물거래소에서 10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 종가는 배럴당 87.72달러로 전 거래일보다 5.0% 올랐다. 같은 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9월 인도분 WTI 선물 종가는 배럴당 82.13달러로 5.1% 상승하며 다시 80달러대로 올라섰다.

이번 급등은 이란이 오만과는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에 근접한 합의를 이뤘다고 밝혔지만, 미국과의 직접 협상에는 여전히 선을 긋고 있는 데서 비롯됐다. 양측의 입장 차가 다시 부각되면서 시장의 불안감이 커졌다. 미국의 전략비축유(SPR) 재고가 1983년 1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는 소식도 유가 상승을 거들었다.

그러나 국제유가가 하루 5% 뛰었다고 해서 국내 주유소 가격이 다음 날 곧바로 같은 폭으로 오르는 구조는 아니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8월 첫째 주(2~6일)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가격은 리터당 1866.2원, 경유는 1849.2원으로 각각 전주보다 내려 12주 연속 하락 흐름을 이어갔다.

국제유가 변동이 국내 주유소 판매가격에 반영되기까지는 통상 2~3주가량의 시차가 발생한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국제유가가 정유사 공급가격에 반영되는 데 약 1주일, 이후 주유소 판매가격에 다시 반영되는 데 추가로 1~2주가량이 걸린다고 설명한다. 주유소가 통상 1주일 내외의 재고를 탱크에 저장해두고 있는 점도 가격 반영을 늦추는 요인으로 꼽힌다.

여기에 환율과 유류세, 지역별 경쟁 구조도 최종 소비자가격에 영향을 준다. 유류세가 판매가격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만큼, 국제유가 상승분이 그대로 소비자가에 전이되지는 않는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실제로 지난 3월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과 호르무즈 해협 봉쇄 국면에서는 통상적인 2~3주 시차보다 훨씬 빠르게 국내 기름값이 치솟은 사례도 있어, 지정학적 긴장이 격화될 경우 반영 속도가 예외적으로 빨라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시장에서는 이번 급등이 일시적 반등에 그칠지, 추가 상승으로 이어질지를 놓고 시각이 엇갈린다. 협상 타결 기대가 살아나면 유가가 다시 진정될 수 있지만, 미국과 이란 간 긴장이 재차 고조되면 추가 상승 압력이 불가피하다는 관측도 나온다. 국내 소비자 입장에서는 앞으로 2~3주간 오피넷 등을 통해 국제유가 흐름과 국내 판매가격의 시차를 함께 지켜보는 것이 실질적인 대응 방법으로 꼽힌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유가 급등 뉴스만 보고 미리 주유해야 하나 고민된다"는 반응과 함께, "12주째 내리던 기름값이 이제 다시 오르는 거냐"는 우려도 함께 나온다. 다만 전문가들은 하루짜리 급등 수치만으로 향후 국내 가격 추이를 예단하기보다, 협상 진행 상황과 국제 석유제품 가격의 흐름을 함께 살펴봐야 한다고 조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