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I 생성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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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리포인트=박보영 기자] 시금치를 비롯한 여름 채소 가격이 한 달 사이 큰 폭으로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같은 시점에 농림축산식품부는 일부 채소 가격이 평년보다 낮다는 설명을 내놓으면서, 소비자 입장에서는 무엇이 맞는 이야기인지 헷갈리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 KAMIS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 시금치 평균 소매가격은 100g당 1978원으로 집계됐다. 한 달 전인 지난달 7일 784원과 비교하면 152.3% 상승한 수치다. 같은 기간 다다기오이는 54.8%, 애호박은 46.6%, 청상추는 41.7% 각각 올랐다.

이번 상승은 폭염과 관련이 깊다. 여름철 잎채소인 시금치와 청상추는 고온에 취약해 생육이 부진해지기 쉽고, 오이와 애호박 같은 과채류도 폭염 속에서 착과 불량이나 생산량 감소가 나타나기 쉽다. 전국적으로 이어진 폭염과 열대야가 채소 공급량을 줄이면서 가격 상승을 부추긴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서 짚어봐야 할 지점이 하나 있다. '한 달 전보다 폭등했다'는 사실과 '평년보다 낮은 수준'이라는 설명이 동시에 성립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여름철 채소 가격은 계절적 요인의 영향을 크게 받기 때문에, 비교 기준을 전월로 잡을지 평년 동시기로 잡을지에 따라 결과가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

농식품부는 8월 상순을 기준으로 일부 채소의 도매·소매 가격이 최근 5년 평균인 평년 수준보다 낮다고 설명했다. 즉 올해 시금치나 오이 값이 지난달보다는 확실히 뛰었지만, 예년 같은 시기의 평균 가격과 비교하면 아직 크게 웃도는 수준은 아니라는 뜻이다. 이는 지난해나 최근 몇 년 새 여름철 채소 가격이 유독 높았던 해와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가 실제 장바구니 물가를 확인하려면 두 가지 비교 기준을 구분해서 봐야 한다. 전월 대비 상승률은 '최근 얼마나 빠르게 올랐는지'를 보여주는 지표이고, 평년 대비 수준은 '예년과 비교해 지금이 비싼 편인지 싼 편인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두 지표 모두 유용하지만 각각 다른 질문에 답한다는 점을 알아야 혼선을 줄일 수 있다.

일반 소비자도 KAMIS 홈페이지에서 오늘자 소매가격을 직접 확인할 수 있다. 품목별로 전일, 전주, 전월, 평년 가격을 함께 비교해주는 화면이 제공돼, 뉴스에서 나온 상승률이 어떤 기준으로 계산된 것인지 스스로 검증해볼 수 있다.

농식품부는 폭염이 이어지는 동안 일부 채소류 가격 강세가 계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계약재배 물량 조기 출하, 비축 물량 방출 등 수급 안정 대책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정확히 어떤 채소가 언제 안정될지는 폭염 상황과 강수 여부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유동적이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시금치 값이 두 배나 올랐다는데 마트에서는 별 차이 못 느꼈다"는 반응과 함께, "지역마다 가격 차이가 커서 헷갈린다"는 의견도 나온다. 전월 대비 상승률만 보고 물가가 폭등했다고 단정하기보다, 평년 대비 수준까지 함께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