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이어리포인트=김정훈 기자] 케이블TV 업계가 방송 콘텐츠 구매 대가를 산정하는 기준을 손질하며, 콘텐츠 공급 순서에 따라 가점과 감점을 부여하는 방식을 도입했다. OTT에 먼저 공개된 뒤 케이블TV로 넘어오는 '퀵VOD' 콘텐츠에는 감점을, 반대로 TV를 통해 먼저 공개되는 콘텐츠에는 가점을 주는 구조다.
SO협의회는 13일 콘텐츠 대가산정 기준 가이드라인 개정안 설명회를 열고 이런 내용을 발표했다. 이번 개정안의 핵심은 콘텐츠 사용료의 최소 보장 비율을 80%로 명문화한 것이다. 그동안 콘텐츠 대가 산정 기준이 명확하지 않아 케이블TV 사업자와 콘텐츠 제공업체 간 갈등이 반복됐던 만큼, 최소 지급 기준을 못 박아 예측 가능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공개 순서에 따른 인센티브 구조다. 콘텐츠가 OTT를 통해 먼저 공개된 뒤 일정 시차를 두고 케이블TV의 주문형비디오(VOD)로 서비스되는 '퀵VOD' 방식일 경우 대가산정에서 5% 감점이 적용된다. 반면 콘텐츠가 TV 채널을 통해 먼저 방영된 이후 OTT나 VOD로 넘어가는 경우에는 최대 10%의 가점을 받을 수 있다.
이는 최근 다수의 드라마·예능 콘텐츠가 OTT 우선 공개 전략을 택하면서, 전통적인 방송 채널의 콘텐츠 확보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다는 업계의 우려를 반영한 조치로 풀이된다. 콘텐츠 제작사와 유통사가 어느 플랫폼에 먼저 콘텐츠를 공개하느냐에 따라 실제 수익에 차이가 발생하도록 구조를 설계한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가이드라인이 케이블TV와 OTT 간 콘텐츠 유통 경쟁에서 균형을 맞추려는 시도라고 설명했다. 콘텐츠 제작에 투입되는 비용이 커지는 가운데, 유통 플랫폼 간 공개 순서와 시차가 실제 매출에 미치는 영향을 대가산정 기준에 반영하겠다는 것이다.
다만 이번 개정안이 실제 시행되면 콘텐츠 제작사와 배급사의 플랫폼 전략에도 변화가 생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그동안 다수의 제작사가 글로벌 확장성과 화제성을 고려해 OTT 우선 공개를 선호해온 만큼, 케이블TV 가점을 노리고 TV 우선 공개로 전략을 되돌릴지 여부가 향후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케이블TV 업계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콘텐츠 사용료 기준이 명확해진 것은 다행"이라는 반응과 함께, "이번 개편이 실제로 OTT 우선 공개 흐름을 되돌릴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한 의견도 나온다. 콘텐츠 유통 순서에 따른 가점·감점 제도가 실제 업계 관행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앞으로 시행 과정을 통해 확인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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