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이어리포인트=김정훈 기자] 오는 31일부터 은행 등 금융회사는 주택담보대출을 받으려는 차주에게 '장래소득 인정기준'을 적용할 수 있는지, 적용하면 대출한도가 얼마나 달라지는지를 반드시 알려줘야 한다. 금융위원회는 13일 이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장래소득 인정기준은 현재 소득은 낮지만 앞으로 소득이 늘어날 가능성이 큰 청년층 등을 대상으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산정할 때 미래의 예상 소득 증가분을 반영해주는 제도다. 이 제도는 2021년 7월부터 이미 시행되고 있었다.
문제는 그동안 이 제도가 금융회사의 자율 적용 사항이었다는 점이다. 차주가 직접 요청하지 않으면 적용되지 않는 경우가 많았고, 상당수 소비자는 이런 제도가 있다는 사실조차 모른 채 대출한도를 낮게 통보받아 왔다.
이번에 바뀌는 것은 제도의 신설이 아니라 '안내 의무화'다. 금융회사가 대출 상담 과정에서 장래소득 인정기준의 적용 가능 여부와, 이를 적용했을 때 예상되는 대출한도 변화를 차주에게 반드시 고지해야 한다는 점이 새로 규정됐다. 시행일은 8월 31일이다.
따라서 8월 31일부터 청년층의 주택담보대출 한도가 일괄적으로 오른다고 설명하면 사실과 다르다. 실제로 장래소득이 인정되는지, 한도가 얼마나 늘어나는지는 연령과 소득, 대출 만기 등 개별 조건에 따라 달라진다.
현재 장래소득 인정기준을 적용받으려면 몇 가지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무주택 직장 근로자가 만기 10년 이상의 주택구입목적 주택담보대출을 비거치 분할상환 방식으로 받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생활자금 목적의 대출은 대상에서 제외된다.
소득 증가율 적용 폭은 연령대별로 다르게 설계돼 있다. 만 20~24세는 만기 30년 기준 현재 소득의 51.6%를, 만 25~29세는 31.4%를, 만 30~34세는 13.1%를 추가로 인정받을 수 있다는 게 금융권의 설명이다. 연령이 낮을수록, 대출 만기가 길수록 인정되는 증가율이 커지는 구조다.
과거 사례를 보면 월급여 250만원인 만 24세 무주택 근로자가 이 기준을 적용받을 경우 대출한도가 기존 2억5000만원에서 최대 3억4850만원까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난 적이 있다. 소득 증가율 개선이 반영되기 전 기준이지만, 적용 여부에 따라 한도 차이가 상당히 크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다.
다만 장래소득 반영은 차주의 의무사항이 아니라 선택사항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본인에게 유리하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만 대출 신청 시 장래소득 인정기준을 활용해 달라고 요청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번 조치가 실효성을 가지려면 은행별로 실제 안내가 얼마나 충실하게 이뤄지는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소비자단체 등에서는 그동안 창구에서 관련 안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청년층이 불리한 조건으로 대출을 받는 경우가 많았다고 지적해왔다.
반면 은행권 일각에서는 은행마다 활용하는 소득 통계와 산정 방식이 다를 수 있어, 같은 조건이라도 은행별로 한도 산정 결과가 다르게 나올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 때문에 소비자가 여러 은행의 조건을 비교해보는 것이 유리할 수 있다는 조언도 뒤따른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장래소득 인정기준을 적용할 경우 대출 만기와 연령에 따라 한도가 달라지므로, 대출 신청 전 은행 창구에서 본인에게 적용 가능한지 직접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온라인에서는 "연봉이 낮아서 대출 한도가 부족했는데 이번에 꼭 물어봐야겠다"는 반응과 함께 "은행이 알려주는 게 의무가 됐다고 해도 결국 신청은 본인이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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