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이어리포인트=박보영 기자] 한국소비자원이 해외 유명 브랜드를 모방한 위조 화장품에서 기준치를 크게 초과하는 유해물질을 확인했다고 14일 밝혔다. 조사 대상은 경찰이 압수한 위조 화장품 34개였다.
소비자원에 따르면 압수된 위조 화장품 34개를 시험한 결과 11개, 약 32.4%에서 국내 안전기준을 초과하는 유해물질이 검출됐다. 여기서 가장 먼저 짚어야 할 부분은 이번 조사 대상이 브랜드가 정식으로 유통한 정품이 아니라, 경찰 수사를 통해 압수된 위조품이라는 사실이다. 명품 브랜드의 정품 자체에서 유해물질이 나온 것으로 오해해서는 안 된다.
34개 위조품 가운데 향수는 18개로 절반이 넘는 52.9%를 차지했다. 이 중 6개, 전체 향수의 33.3%에서 메탄올이 국내 허용기준을 넘겨 검출됐다. 검출된 메탄올 농도는 73.7%에서 최고 96.9%에 달했다.
현행 화장품 안전기준상 메탄올의 허용치는 0.2% 이하다. 가장 높게 검출된 96.9%를 기준치 0.2%와 비교하면 약 484배에 해당하는 수치다. 나머지 유해물질 초과 사례에는 위조 화장품에서 검출된 납 등 중금속도 포함됐다.
메탄올은 피부나 호흡기를 통해 체내에 흡수될 경우 중추신경계와 시신경 등에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는 물질로 알려져 있다. 고농도로 장기간 노출되면 시력 저하나 두통, 어지러움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어 화장품 성분 관리에서 엄격하게 제한되는 대표적인 유해물질이다.
소비자원은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정품과 위조품을 구별하는 방법을 함께 안내했다. 우선 브랜드 공식 홈페이지나 공식 수입사가 운영하는 온라인몰에서 구매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는 설명이다. 정식으로 수입된 화장품에는 국내 책임판매업자명과 제조번호, 사용기한 등을 표기한 한글 라벨이 반드시 부착돼 있어야 한다.
제품 구매 시 판매처의 사업자 정보와 고객센터 연락처가 명확히 기재돼 있는지도 확인 대상이다. 시세보다 지나치게 저렴하거나, 박스나 용기 인쇄 품질이 조악한 경우, 향이 정품과 다르게 느껴지는 경우도 위조품을 의심해볼 수 있는 신호로 꼽힌다.
이미 구매해 사용 중인 향수나 화장품이 의심스러운 경우에는 즉시 사용을 중단하는 것이 우선이다. 구매 내역과 영수증, 포장 사진 등을 보관해 두면 이후 문제가 발생했을 때 피해구제를 신청하는 데 필요한 자료가 될 수 있다.
해외 직구로 구매한 제품 역시 안전지대는 아니다. 정식 수입 절차를 거치지 않고 개인 구매대행이나 병행수입 형태로 유통되는 제품 중에도 위조품이 섞여 있을 가능성이 있어, 판매자의 신뢰도와 유통 경로를 함께 확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게 소비자원의 설명이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온라인 유통 채널이 다양해지면서 위조 화장품이 정품과 유사한 형태로 판매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특히 향수처럼 고농도 알코올을 사용하는 제품은 위조 시 유해물질 혼입 위험이 크므로 구매 전 판매 경로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저렴하게 산 향수가 혹시 위조품이 아닌지 걱정된다"는 반응과 함께 "484배라는 수치를 보니 생각보다 훨씬 심각한 문제"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일부 이용자는 "온라인 최저가로 판매되는 명품 향수는 일단 의심하고 봐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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