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지역 화폐 탐나는전 지류형 | 사진=탐나는전 홈페이지
제주 지역 화폐 탐나는전 지류형 | 사진=탐나는전 홈페이지

[다이어리포인트=김정훈 기자] 정부가 국민 소비 진작과 내수 회복을 위해 지급하는 민생회복 소비쿠폰이 신청 첫날부터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행정안전부는 22일, 전날 기준으로 전체 지급 대상자 5060만7067명 중 약 698만명(13.8%)이 신청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총 지급 예정 금액만 1조2722억 원에 달한다.

가장 많은 신청이 몰린 수단은 신용·체크카드 포인트로, 534만5478명이 이 방식을 선택했다. 뒤를 이어 모바일·카드형 지역사랑상품권이 99만6452명, 선불카드는 54만4782명이었다. 지류형(종이형) 지역사랑상품권 신청자는 10만8930명으로 가장 적었지만, 오히려 일부 지자체에서는 이 방식의 수요가 몰리며 현장 혼란과 조기 소진 사태가 벌어졌다.

지류형 상품권은 한국조폐공사에서 각 지자체에 공급하는 구조다. 그러나 59개 시·군·구(전국 226곳 중 약 26%)만 지류형 지급을 채택하고 있어 공급에 한계가 있었다. 특히, 충북 제천시 청전동행정복지센터에서는 신청 접수 시작 3시간도 안 돼 물량이 모두 소진돼, 주민들이 허탕을 치는 일이 벌어졌다. 제천시는 “지류형은 재고 부족으로 조기 마감될 수 있다”며 시민들에게 “다른 수단으로 신청하거나 30일 이후로 미뤄달라”고 공지했다.

지류형 상품권이 인기 있는 이유는 사용 가능 기한이 최대 5년으로, 다른 지급 수단보다 월등히 길다는 점이다. 신용·체크카드 포인트나 모바일 쿠폰, 선불카드는 모두 오는 11월 30일까지 사용해야 하는 반면, 지류형은 지급일로부터 5년간 사용 가능하다. 특히 앱 사용에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에서 선호도가 높다.

전남 순천에 거주하는 김숙자(61) 씨는 “앱은 어렵고 종이로 받는 게 더 편하다”며 “잔돈도 현찰로 받을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이러한 특성으로 인해, 지류형은 실용성과 접근성 면에서 중장년층과 고령층 사이에서 강한 호응을 얻고 있다.

하지만 지류형 상품권은 일부 부정 유통 가능성도 제기된다. 현금처럼 유통되기 쉽기 때문에, 이를 개인 간 거래 등을 통해 ‘상품권 깡’으로 악용하는 행위는 불법이다. 이에 행정안전부는 각 지자체에 소비쿠폰 부정 유통 신고센터를 운영하도록 했으며, 가맹점 단속 및 온라인 커뮤니티 모니터링을 강화할 것을 요청했다.

정부는 향후 수요에 따라 지류형 공급 확대와 현장 인력 배치 강화를 검토 중이다. 행안부 관계자는 “고령층 등 디지털 취약 계층을 위해 접근성을 높이는 동시에, 부정 유통 방지를 위한 감시 체계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지류형 상품권이 낮은 비율에도 불구하고 공급 부족 현상을 빚은 것은, 단순한 선택 수단이 아닌 ‘실용성’과 ‘접근성’을 중시하는 소비층의 선호가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지급 수단의 다양화와 유통 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하는 것이 정책의 지속성과 효과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