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이어리포인트=박보영 기자] 정부가 시중의 월세 주택을 전세 형태로 바꿔 공급하는 ‘전월세 안심신탁’을 추진한다. 임차인은 매달 내는 월세 부담을 줄이고 전세금을 별도 기구에 예치해 보증금 반환 위험을 낮추는 방식이다. 임대인은 전세금을 직접 보유하는 대신 운용수익을 월세처럼 정기적으로 받는다.
국토교통부가 공개한 구상은 전월세 안정화기구와 임대인, 임차인이 3자 계약을 맺는 구조다. 임차인이 낸 전세금은 임대인 계좌로 바로 넘어가지 않고 안정화기구에 예치된다. 기구는 이 자금을 운용해 발생한 수익을 임대인에게 지급하고 계약이 끝나면 임차인에게 전세금을 돌려주는 역할을 맡는다.
핵심은 월세 물건을 전세로 전환하되 보증금 반환 책임을 안정화기구가 관리한다는 점이다. 임차인은 같은 주택에 거주하면서 매달 지출하던 월세를 줄일 수 있고, 임대인은 목돈 대신 매월 일정한 운용수익을 받게 된다. 정부는 전세사기 위험을 차단하면서 임차인과 임대인의 이해를 함께 맞추는 것이 사업 취지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 제도는 모든 전월세 계약에 자동 적용되는 의무 제도가 아니다. 참여를 원하는 임대인과 임차인이 조건을 확인해 선택하는 방식으로 추진된다. 구체적인 대상 주택과 보증금 한도, 운용수익 산정 방식, 계약 중도해지 절차 등은 향후 사업 설계와 관계기관 협의를 거쳐 확정될 예정이다.
임차인은 실제 참여 단계에서 전세금 반환 주체와 보증 범위부터 확인해야 한다. 안정화기구가 어떤 근거로 자금을 보관·운용하는지, 계약 종료 때 반환 일정은 어떻게 정해지는지, 사고가 발생했을 때 어떤 보호 장치가 작동하는지가 계약서에 명확히 적혀 있어야 한다. 기존 전세보증 상품과의 관계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임대인에게는 월세 수입과 유사한 현금 흐름을 제공하는 대신 전세금 자체를 직접 운용할 수 없다는 차이가 생긴다. 운용수익률이 고정인지 변동인지, 공실이나 계약갱신 때 수익 지급이 어떻게 바뀌는지에 따라 참여 판단이 달라질 수 있다. 임대차 계약과 안정화기구 계약이 분리되는지도 중요한 확인 항목이다.
제도가 실제로 시행되면 계약 당사자는 일반 전세계약과 같은 수준의 등기부 확인, 선순위 권리 점검, 주택 상태 확인을 계속해야 한다. ‘안심’이라는 명칭만 보고 권리관계 점검을 생략해서는 안 된다. 공인중개사가 안내하는 조건과 안정화기구의 공식 설명이 일치하는지 대조하고, 확정되지 않은 모집 광고에는 전세금을 먼저 보내지 않는 것이 안전하다.
국토교통부는 이번 사업을 8월 13일 발표한 주택 신속공급 방안의 후속 조치로 제시했다. 세부 가입 절차와 출시 일정은 추후 공고될 예정이다. 제도가 현실화되면 관건은 임차인이 비용과 위험을 충분히 비교한 뒤 가입 여부를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느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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