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이어리포인트=엄주용 기자] 극장 개봉 영화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공개를 약 150일 늦추는 ‘홀드백’ 방안이 논의되고 있지만, 8월 25일 현재 확정돼 시행 중인 제도는 아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영화진흥위원회가 업계 자율협약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150일 안팎의 기본 기간이 거론됐고, 작품별 예외와 참여 사업자의 범위를 놓고 막판 조율이 이어지고 있다.
홀드백은 영화가 극장에서 개봉한 뒤 IPTV, 주문형비디오, 구독형 OTT 같은 다음 유통 창구로 넘어갈 때까지 두는 유예기간을 뜻한다. 최근 논의되는 150일은 약 5개월에 해당한다. 다만 법률로 모든 영화에 일괄 적용되는 의무기간이 확정된 것이 아니라 제작·투자배급·극장·TVOD·SVOD 사업자가 참여하는 자율이행협약의 기준안으로 논의되는 단계다.
문체부는 지난 4월 한국 영화산업 회복을 위한 간담회에서 홀드백을 주요 현안으로 올렸고, 5월 29일에는 영화 유통구조 개선 민관협의체 첫 회의를 열었다. 협의체는 극장 관객 감소와 한국영화 투자 위축을 완화할 방안을 찾는 동시에 제작사와 배급사, 극장, 온라인 플랫폼 사이의 수익 배분과 유통 선택권을 함께 다루는 구조다. 8월 안에 협약안을 마련하는 일정이 거론됐지만 구체적인 문안은 아직 공식 발표되지 않았다.
쟁점은 모든 작품에 같은 기간을 적용할 수 있느냐다. 대형 상업영화는 극장 수익을 충분히 거둔 뒤 다음 플랫폼으로 이동할 여지가 있지만, 관객이 적거나 상영관을 빨리 잃은 중소·독립영화는 부가판권 판매를 앞당겨 제작비를 회수해야 할 수 있다. 이 때문에 150일을 기본값으로 두더라도 작품 규모, 흥행 성적, 상영 종료 시점 등에 따라 기간을 줄이거나 적용하지 않는 예외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영화진흥위원회가 4월 공개한 ‘한국영화 수익극대화를 위한 홀드백 분석 연구’도 홀드백과 극장 관객의 관계, 영화 유형별 차등 적용, 적정 기간을 별도 쟁점으로 다뤘다. 영진위가 앞서 공개한 산업 대담에서는 2021~2024년 한국영화 약 400편을 살핀 결과 평균 홀드백이 3~4개월 수준이었고, 기간의 장단보다 스크린 수와 관람 가격이 극장 관객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이 소개됐다.
소비자 측 반발도 변수다. 시민·소비자단체는 극장 관람료와 할인 구조, 정산 투명성 같은 문제를 함께 논의하지 않은 채 OTT 공개만 늦추면 선택권이 줄어들 수 있다고 주장한다. 제작·배급업계와 플랫폼 업계에서는 흥행이 부진한 영화까지 장기간 묶일 경우 투자금 회수와 다음 작품 제작이 늦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반대로 극장업계는 OTT 공개 시점이 지나치게 빨라지면 관객이 극장 관람을 미루고 한국영화 투자 선순환이 약해질 수 있다고 본다. 문체부가 4월 현장 간담회에서 홀드백 법제화 논란과 업계 의견을 함께 들은 것도 이런 이해 충돌 때문이다. 자율협약으로 추진되는 만큼 실제 효력은 주요 투자배급사·극장·OTT가 얼마나 참여하고 예외 기준을 얼마나 구체적으로 합의하느냐에 달려 있다.
따라서 지금 단계에서 “앞으로 모든 영화는 개봉 150일 뒤에만 OTT에서 볼 수 있다”고 단정하면 사실과 다르다. 관객이 확인해야 할 것은 최종 협약의 발표 여부, 적용 대상이 한국영화 전체인지 일부 지원작인지, 극장 상영이 조기에 끝난 작품의 예외가 있는지다. 150일이라는 숫자보다 작품별 유통 현실을 반영할 장치와 소비자 선택권을 함께 담을 수 있느냐가 협약의 실효성을 가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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