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이어리포인트=박보영 기자] 환자가 치료에 필요한 의약품 정보를 한곳에서 확인할 수 있는 통합창구를 만들자는 제안이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정책 검토 대상에 올랐다. 식약처는 지난 2일 서울 서초구 엘타워에서 환자와 가족, 환자단체, 의료계와 학계 전문가, 산업계 및 관계기관 관계자 등 100여 명이 참여한 ‘환자 중심의 식의약 안심정책 디자인랩’을 처음 열고 의료제품 제도 개선안을 논의했다.
이번 행사는 이미 확정된 제도를 발표하는 자리가 아니라 환자가 의료제품 관련 정책의 설계 단계에 참여해 불편 사항과 해결 방안을 제시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따라서 이날 나온 의견이 곧바로 시행되는 것은 아니다. 식약처가 제안별 필요성과 실행 가능성을 검토한 뒤 제도 개선 및 정책 추진에 반영할지를 정하게 된다.
논의 결과 환자가 치료에 필요한 의약품 정보를 여러 기관이나 제도에서 따로 찾아야 하는 불편을 줄이기 위해 정보 통합창구를 마련하자는 의견이 제시됐다. 창구의 운영 주체와 제공 정보의 범위, 개설 시점은 공개되지 않았다. 실제 구축으로 이어질 경우 희귀질환자나 대체 치료제가 부족한 환자가 긴급 도입 의약품과 관련 제도를 탐색하는 과정이 간소화될 가능성이 있다.
임상시험용 의약품의 치료 목적 사용승인 제도를 해외 제약사 등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영문 안내자료를 만들자는 제안도 나왔다. 치료 목적 사용승인은 생명을 위협하는 중대한 질환을 앓지만 적절한 치료 수단이 없는 환자에게 임상시험용 의약품을 치료 목적으로 사용할 기회를 제공하는 제도다. 영문 안내가 보강되면 의료진이나 환자가 해외 개발사와 제도 이용 가능성을 협의할 때 절차와 제출 요건을 설명하는 부담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의료기기를 사용한 뒤 발생한 이상사례의 신고 기준도 개선 과제로 제시됐다. 환자가 어떤 상황을 신고해야 하는지 판단하기 쉽도록 실제 사례를 활용한 안내를 강화하자는 내용이다. 이날 행사에서는 이 밖에도 희귀 및 필수의약품 긴급 도입, 의약품 부작용 보고와 피해구제, 희귀질환자의 마약류 진통제 안전 사용 등 환자의 치료와 안전에 직접 영향을 주는 제도가 다뤄졌다.
참가자들은 환자와 가족, 전문의, 산업계 관계자, 식약처 담당자가 함께 팀을 이루고 제도 이용 과정의 불편과 원인, 개선 방법을 차례로 논의했다. 정책 수요자가 단순히 의견을 전달하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담당 부서와 함께 구체적인 개선안을 만드는 데 초점을 맞췄다는 것이 식약처의 설명이다.
식약처는 접수한 의견을 검토해 정책에 반영하고 그 결과를 환자단체에 공유하는 환류체계를 운영할 계획이다. 안기종 한국환자단체연합회 대표도 논의된 의견이 실제 제도 개선으로 이어져 환자가 변화를 체감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식약처는 통합창구 구축 여부나 영문 안내자료 배포 시기, 의료기기 신고 안내 개편 일정은 제시하지 않았다. 환자에게 실질적인 변화가 생기려면 제안별 채택 여부와 담당 부서, 시행 일정이 후속 공개돼야 한다. 향후 검토 결과가 환자단체에 어떤 방식으로 공유되고 실제 제도에 얼마나 반영되는지가 이번 참여형 정책 실험의 성과를 가를 핵심 쟁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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