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애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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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리포인트=엄주용 기자] 아이폰과 맥을 중심으로 소비자용 기기 시장을 이끌어온 애플이 기업용 서버 시장에 다시 뛰어드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자체 개발한 ‘M8 울트라’ 칩을 활용한 인공지능(AI) 서버를 개발하고 있으며 엔비디아의 서버 연결 기술을 사용하는 방안까지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IT 전문매체 디인포메이션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애플이 자체 칩을 탑재한 기업용 AI 서버를 개발하고 있다고 16일 현지시간 보도했다. 로이터 등 외신과 국내 IT 매체들도 17일 관련 내용을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애플이 검토 중인 서버는 두 종류다. 기본 모델에는 향후 개발될 M8 울트라 칩 2개를 탑재하고, 고성능 제품에는 M8 울트라 칩 4개를 탑재하는 구상이 거론되고 있다.

대상 고객은 일반 소비자가 아니다. AI 개발 기업과 대기업, 정부기관 등 자체 시스템에서 AI 작업을 처리하려는 고객을 겨냥한 기업용 장비로 알려졌다.

예상 출시 시기는 2029년이다. 다만 아직 개발 단계인 프로젝트인 만큼 실제 제품으로 출시될지는 확정되지 않았다. 개발 과정에서 계획이 변경되거나 프로젝트 자체가 중단될 가능성도 남아 있다고 보도됐다.

더 눈에 띄는 부분은 엔비디아와의 협력 가능성이다. 애플은 여러 M8 프로세서를 빠르게 연결하기 위해 엔비디아의 ‘NVLink Fusion’을 사용하는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NVLink는 여러 개의 프로세서와 가속기 사이에서 대량의 데이터를 빠르게 주고받을 수 있도록 만든 연결 기술이다. AI 서버는 여러 칩이 동시에 방대한 데이터를 처리해야 하기 때문에 칩 자체의 연산 능력 못지않게 칩을 얼마나 빠르게 연결하느냐가 중요하다.

애플이 자체 설계한 프로세서를 사용하면서 연결 기술은 엔비디아와 협력하는 구조가 현실화될 수 있는 셈이다.

다만 애플과 엔비디아 사이에 관련 계약이 최종 체결됐다는 의미는 아니다. 엔비디아 기술을 사용하지 않는 방향으로 개발이 진행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애플이 서버 시장에 실제 복귀한다면 오랜만의 변화다. 애플은 과거 기업용 서버 제품 ‘엑스서브(Xserve)’를 판매했지만 2011년 사업을 중단했다. 이후 아이폰과 아이패드, 맥 등 소비자용 기기와 서비스 사업에 집중해왔다.

이번 프로젝트가 현실화되면 약 15년 이상 떠나 있던 기업용 서버 시장으로 다시 돌아오는 셈이다.

배경에는 AI 시장의 급성장이 있다. 생성형 AI가 빠르게 확산되면서 기업들은 데이터센터에 막대한 비용을 투자하고 있다. 엔비디아가 AI 가속기 시장에서 압도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지만 최근에는 구글과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등도 자체 AI 칩을 개발하고 있다.

애플 역시 아이폰과 맥을 통해 축적한 자체 반도체 설계 역량을 데이터센터 영역으로 확대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애플 실리콘은 낮은 전력 소비와 높은 연산 효율을 강점으로 내세워 왔다. 실제 일부 AI 기업들이 맥 미니와 맥 스튜디오를 대량 구매해 AI 작업에 이용하는 사례가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다만 현재 알려진 내용 대부분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한 보도다. 애플이 서버 개발 계획이나 출시 시기, 제품 사양을 공식 발표한 것은 아니다.

따라서 ‘M8 울트라 서버가 2029년 출시된다’고 확정해서 보기보다는 애플이 AI 시대에 맞춰 기업용 하드웨어 사업을 검토하고 있다는 신호로 보는 것이 적절하다.

계획이 현실화될 경우 애플의 경쟁 상대도 크게 달라진다. 스마트폰에서는 삼성전자, PC에서는 마이크로소프트 진영과 경쟁해온 애플이 AI 데이터센터에서는 엔비디아와 협력하면서 동시에 서버 업체들과 경쟁하는 새로운 구도가 만들어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