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Gaumont · FOZ · France 2 Cinéma · Macassar Productions
사진=Gaumont · FOZ · France 2 Cinéma · Macassar Productions

[다이어리포인트=박보영 기자] 알베르 카뮈의 소설을 프랑수아 오종 감독이 영화로 옮긴 ‘이방인’이 9월 30일 국내 극장에서 개봉했다. 영화는 원작의 주인공 뫼르소를 따라가면서 식민지 알제리의 현실과 이름 없이 지워졌던 인물들의 삶을 함께 비춘다.

‘이방인’은 오종 감독이 각색과 연출을 맡고 뱅자맹 부아쟁이 뫼르소를 연기한 작품이다. 뫼르소는 어머니의 장례식 뒤에도 무심한 태도를 보이고, 이웃 레몽의 일에 휘말려 해변에서 한 아랍인 남성을 쏜 뒤 재판을 받는다. 영화는 이 사건을 중심으로 원작의 부조리와 인간의 무심함을 시각적으로 풀어낸다.

원작과 달라진 지점은 뫼르소에게 살해된 아랍인과 그의 가족을 바라보는 시선이다. 소설에서 피해자는 이름 없이 ‘아랍인’으로 불리지만, 영화에서는 그의 누이에게 ‘제밀라’라는 이름과 목소리가 부여된다. 재판 과정에서도 뫼르소가 장례식에서 울었는지, 장례식 다음 날 영화를 보러 갔는지가 쟁점이 되는 가운데 정작 숨진 동생의 이야기는 주변으로 밀려난다.

오종 감독은 아랍인이 역사와 사회 속에서 ‘보이지 않는 존재’로 취급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마리 역시 뫼르소를 따라가는 연인에 그치지 않고, 위험한 레몽과 어울리는 그를 말리며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는 인물로 확장됐다.

영화는 전체를 흑백으로 촬영했으며 전반부에는 대사가 많지 않다. 장례식장의 정적, 바다에서 헤엄치는 몸, 강렬한 알제리의 햇빛과 살인 장면의 감각을 통해 뫼르소의 내면과 식민지 사회의 긴장을 전달한다. 상영시간은 122분이며 15세 이상 관람가다.

‘이방인’은 지난해 제82회 베네치아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돼 처음 공개됐다. 오종 감독은 ‘8명의 여인들’, ‘스위밍 풀’, ‘프란츠’, ‘신의 은총으로’ 등을 연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