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고려대학교
사진=고려대학교

[다이어리포인트=박보영 기자] 연세대와 고려대의 2026년 정기 교류전에서 고려대 체육국이 암표 거래를 적발하기 위해 구매자를 가장한 단속을 벌인 사실이 알려지면서 학생 자치기구의 단속 방식과 개인정보 수집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고려대 총학생회와 체육국 등에 따르면 체육국은 지난달 29일부터 30일까지 암표 판매자에게 구매자로 접근한 뒤 거래 현장에서 단속 사실을 밝히는 방식으로 단속했다. 이 과정에서 18명으로부터 아이스하키 입장권 15장과 럭비, 축구 입장권 5장 등 모두 20장을 회수했다.

회수한 표 가운데 경기 전에 다시 배부할 수 있었던 10장은 총학생회가 추가 추첨을 통해 학생들에게 나눠줬다. 연고전 입장권은 관람 희망자에 비해 좌석이 부족해 학생들에게 추첨 방식으로 무료 배부돼 왔고, 이를 되파는 암표 문제가 매년 제기돼 왔다.

하지만 단속 과정에서 적발자의 학번과 이름 등 인적 사항을 수집하고, 일부 정보인 성씨와 입학 연도를 공개한 것을 두고 학생 자치기구의 권한을 넘어섰다는 반발이 나왔다. 고려대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티켓 회수 절차의 위법성을 검토하고 피해 학생들의 공동 대응을 안내하는 글이 올라와 100개가 넘는 공감을 얻었다.

티켓 배부 현황을 공개하지 않은 점과 체육국이 가족이나 친구 등 지인에게 표를 임의로 배부했다는 의혹을 해명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다만 지인 배부 의혹은 현재 제기된 주장으로, 사실관계가 확정된 내용은 아니다.

학교 측의 교직원석 배정도 별도 논란이 됐다. 고려대 총학생회에 따르면 학교는 개막 전날인 지난 1일 야구 경기 좌석 가운데 562석을 교직원석으로 배정하겠다고 통보했고, 학생들에게 이미 배정된 좌석 중 약 200석이 교직원석으로 바뀌었다. 이 때문에 좌석을 배정받은 학생 200여명이 경기를 관람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총학생회는 학교 조치에 동의한 것은 아니지만, 강경하게 대응할 경우 경기 당일 혼선과 학생 피해가 더 커질 수 있어 주어진 조건에서 관람권을 최대한 지키는 쪽을 택했다고 설명했다. 고려대 관계자는 티켓 관리는 학생 자치 활동의 영역이지만 학교도 총학생회와 체육국에 협력해 암표 방지와 건전한 관람 질서 확립을 위해 공조해 왔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