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Wikimedia Commons
사진=Wikimedia Commons

[다이어리포인트=엄주용 기자] 쿠팡 물류센터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오는 8월 파업에 돌입한다. 쿠팡노동자 통합노조는 8월 1일과 15일, 양일간 순차적으로 물류와 배송 부문에서 파업을 진행하겠다고 예고했다. 노조 측은 “기본적인 노동 조건조차 지켜지지 않는 상황에서 더 이상 침묵할 수 없다”며 “장시간 노동, 반복되는 사고, 일방적인 업무 지시와 무리한 실적 압박이 더는 방치돼선 안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쿠팡의 로켓배송 서비스는 업계 내에서 빠른 속도와 정확성을 강점으로 내세우며 소비자들의 큰 호응을 받아왔다. 하지만 이 서비스를 지탱하는 현장 노동자들의 근로 환경은 그동안 여러 차례 논란이 돼 왔다. 특히 올해 1월에는 쿠팡 물류센터에서 근무하던 30대 노동자가 과로로 사망한 사건이 발생하면서 국민적 관심이 집중됐다.

이 사건을 계기로 고용노동부는 쿠팡에 대한 특별 근로감독을 실시했고, 조사 결과 136건의 근로기준법 위반 사례가 확인됐다. 정부는 일부 사업장에 대해 야간근무 시간 제한 등 시정 조치를 명령했지만, 노조는 이러한 조치만으로는 실질적인 개선이 어렵다고 판단하고 파업을 결정했다.

지난 6월 설립된 쿠팡노동자 통합노조는 정규직 사무직뿐 아니라 현장 근로자, 계약직, 아르바이트 노동자들까지 아우르는 통합형 조직으로 출범했다. 쿠팡은 플랫폼 기업 중에서도 자체 물류 시스템을 갖춘 구조로 알려져 있는데, 그만큼 내부의 노동 구조는 복잡하고 다층적이다. 노조는 이러한 구조가 노동자 간 차별을 고착화하고, 책임을 외주화하는 방식으로 운영돼 왔다고 비판하고 있다.

쿠팡 측은 노동 환경 개선을 위한 여러 조치를 이미 시행 중이라고 밝혔다. 사내 복지 프로그램인 ‘쿠팡케어’ 운영, 냉방 장비 확충, 휴게 공간 정비 등이 그 사례다. 그러나 노조는 “형식적인 개선으로는 본질적인 문제 해결이 어렵다”며 “진정한 변화는 노사 간 대화와 교섭을 통한 구조적 개편에서 시작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특히 현장 근무자들은 작업량이 급증하는 여름철과 연말 성수기마다 인력 부족과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고 있으며, 이런 문제들이 반복적으로 제기돼 왔음에도 실질적인 인력 보강이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노조가 예고한 파업이 현실화되면, 일부 지역에서는 로켓배송 서비스의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쿠팡의 핵심 경쟁력이 흔들릴 경우, 유통 시장 전반에 영향을 줄 수 있다. 특히 쿠팡을 모방해 자체 배송망을 구축 중인 다른 이커머스 기업들에도 유사한 노동권 요구가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 이미 일부 경쟁사에서도 배송직 노동자들의 불만이 제기되고 있으며, 최근 들어 플랫폼 노동자들이 노동조합을 결성하거나 집단 행동에 나서는 사례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현재 대부분의 플랫폼 노동자는 법적으로 '특수고용형태'로 분류돼 있어, 근로기준법의 보호를 충분히 받지 못하는 현실이다. 이에 따라 정치권과 시민사회 일각에서는 플랫폼 노동자를 보호하는 새로운 법 제정과 제도 개선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노조는 8월 파업 이후에도 사측의 성실한 교섭 의지가 없다면 추가 행동을 예고하고 있다. 쿠팡 역시 서비스 차질을 최소화하기 위해 비상 대응 체제를 가동 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나, 노사 간 입장 차이가 좁혀지지 않는다면 이번 사태는 장기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