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International Criminal Court / Cour pénale internationale
사진=International Criminal Court / Cour pénale internationale

[다이어리포인트=최승진 기자] 미국이 국제형사재판소(ICC) 기관 전체를 제재 명단에 올리고 미국 내 자산과 미국인이 관여하는 거래를 제한했다. 다만 법원 운영을 유지하거나 정리하는 데 필요한 거래는 2027년 4월 7일까지 한시적으로 허용된다.

미국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은 9일 ICC를 특별지정 제재 대상에 추가했다. 이에 따라 미국 내에 있거나 미국인의 소유, 통제 아래 있는 ICC의 재산과 재산상 이익은 동결되며, 관련 거래는 별도 허가나 예외가 없으면 금지된다.

미 국무부는 이번 조치가 미국의 주권과 미국 시민을 ICC의 관할권 위협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국무부 자료에 따르면 미국은 지금까지 행정명령 14203호에 따라 ICC 관련 인사 17명을 제재했으며, 이번에는 기관 자체를 지정했다.

미국 정부는 제재와 동시에 운영 공백을 줄이기 위한 일반허가도 발급했다. 일반허가 13호는 ICC의 운영, 계약, 협정을 유지하거나 정리하는 데 필요한 거래를 2027년 4월 7일 오전 0시 1분까지 허용한다. 회원국의 분담금, 직원 급여와 건강보험, 의료서비스, 임대료와 공공요금, 보험료, 통상적인 서비스 비용 등이 대상에 포함된다.

통신과 기업용 소프트웨어의 제공, 유지, 수리 등에 필요한 거래도 별도 일반허가로 허용됐다. ICC 연금 지급과 ICC 구금자 관련 거래에도 각각 예외가 마련됐다. 다만 제재 대상 개인과 관련된 거래까지 자동으로 허용되는 것은 아니며, 일반허가가 정한 범위를 벗어난 거래에는 별도 허가가 필요하다.

국무부는 180일간의 운영 유지 허가가 ICC 회원국들이 미국이 제기한 근본적인 우려를 해결하기 위한 외교적, 법적 해법에서 의미 있는 진전을 보일 시간을 주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정부는 그 진전 여부에 따라 허가 내용을 조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ICC는 같은 날 기관에 대한 제재라며 독립적인 사법기관을 겨냥한 조치라고 반발했다. 이번 제재는 미국이 ICC의 미국인 및 이스라엘 관련 수사, 기소 관할권을 문제 삼아 이어온 압박을 기관 전체로 확대한 조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