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이어리포인트=김정훈 기자] 외부 인공지능(AI) 플랫폼에 회사 내부 자료를 올렸다는 이유로 해고된 중국 보험회사 법무 직원이 복직 판결을 받았다. 법원은 회사가 AI 사용을 명시적으로 금지한 규정이나 별도 준수 기준을 마련하지 않았고, 실제 정보 유출이나 손해도 입증하지 못했다는 점을 근거로 해고가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베이징시 차오양구 인민법원은 최근 보험회사 직원 우모씨의 노동분쟁 사건에서 회사가 전달한 근로계약 해지 통지를 취소하고 양측이 근로계약을 계속 이행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판결은 이미 효력을 갖췄으며, 회사는 해고 기간 발생한 연말 상여금 차액과 성과급, 임금 손실분도 지급하게 됐다.
우씨는 보험회사 법무, 준법 부서에서 준법감사와 위험 점검 업무를 담당했다. 2024년 7월 업무 절차를 개선하고 프레젠테이션 제작과 데이터 분석 효율을 높이기 위해 외부 AI 플랫폼을 사용했으며, 회사 상사의 추천을 받아 직접 정리, 가공한 감사 관련 자료를 플랫폼에 올렸다. 회사는 한 달 뒤 내부 자료를 제3자 플랫폼에 업로드한 행위가 정보보안 규정 위반에 해당한다며 근로계약을 해지했다.
회사는 우씨가 비밀유지계약을 체결하고 정보보안 교육을 받은 법무, 준법 부서 직원인 만큼 일반 직원보다 높은 비밀유지 의무를 부담한다고 주장했다. 또 외부 AI 플랫폼이 이용자 데이터를 수집, 보관하고 모델 개선에 활용할 수 있어 자료 업로드 자체가 정보 유출 위험을 초래했다고 밝혔다.
법원은 우씨가 상사의 추천에 따라 본래 업무를 처리하려는 목적으로 AI를 사용했고, 회사 정보를 악의적으로 빼돌리거나 유출하려는 주관적 의도가 확인되지 않는다고 봤다. 회사 내부 규정에도 외부 AI를 이용한 업무 처리를 명시적으로 금지한 조항이 없었고, AI 도구 사용에 관한 별도 준수 기준이나 운영 지침, 관련 교육도 없었던 것으로 판단했다.
법원은 회사가 우씨가 올린 자료가 법령이나 사내 규정상 핵심 비밀정보에 해당한다는 점도 증명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정보 유출이나 경제적 손실, 평판 훼손 등 구체적인 피해가 발생했다는 증거도 제시되지 않았다. AI 플랫폼에 데이터가 저장될 수 있다는 일반적인 가능성만으로 중대한 사규 위반이나 해고 사유를 인정할 수 없다는 취지다.
이번 판결은 업무상 AI 활용 자체와 보안 규정 위반을 구분해 판단한 사례로 소개됐다. 기업이 AI 사용을 제한하려면 입력할 수 없는 기밀정보의 범위와 허용되는 업무 유형, 사용 절차를 사전에 구체적으로 정하고 직원에게 고지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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