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이어리포인트=김정훈 기자] 해외에서 걸려온 인터넷전화의 발신번호를 국내 휴대전화 번호인 ‘010’으로 바꿔 보이스피싱 조직에 제공한 중계기 유통, 운영 조직이 부산경찰청 수사로 적발됐다. 경찰은 관련자 101명을 붙잡고 이 가운데 16명을 구속했으며, 해당 중계기가 이용된 검찰 사칭 피싱으로 피해자 19명이 약 15억 원의 피해를 본 것으로 파악했다.
부산경찰청 마약, 국제범죄수사대에 따르면 이들은 2025년 11월부터 2026년 9월까지 070 등 해외 인터넷전화 발신번호를 국내 휴대전화 번호로 바꾸는 중계기를 하드디스크 등으로 위장해 국내로 들여온 뒤 원룸 등에 설치, 운영한 혐의를 받는다. 중계기는 해외 피싱 조직이 국내 번호로 표시되는 전화를 걸 수 있도록 하는 장비로 사용됐다.
검거된 101명 가운데 84명은 자신의 명의로 유심을 개통해 조직에 넘긴 혐의를 받는 국내 유심 제공자들이다. 이들은 유심 1개당 6만~12만 원을 받거나 대출을 받는 조건으로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조사됐다. 나머지 조직은 러시아, 벨라루스,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등 러시아계 외국인들을 중심으로 구성됐으며, 텔레그램의 러시아어 구인, 구직 게시판 등을 통해 조직원을 모집한 것으로 파악됐다.
수사는 2026년 2월 부산의 한 원룸 건물 배수구에서 다량의 유심 조각이 발견되면서 시작됐다. 경찰은 해당 유심이 검찰 사칭 피싱에 사용된 사실을 확인한 뒤 주변 폐쇄회로(CC)TV와 장비, 유심 전달 경로를 추적해 총괄 유통책과 모집책, 장비 전달책, 운영책 등을 차례로 특정했다.
압수수색에서는 발신번호 변작 중계기 400대, 대포폰 121대, 유심칩 5256개, 라우터 등 관련 장비 848대가 확보됐다. 경찰은 중국에 있는 총책과 밀수책 등 남은 공범의 신원과 소재, 중계기의 국내 반입, 유통 경로와 범죄수익을 계속 추적하고 있다.
이번 사건의 피의자들은 아직 재판을 통해 범죄사실이 확정된 단계는 아니다. 경찰은 발신번호가 ‘010’으로 표시되더라도 수사기관을 사칭해 송금이나 현금 전달을 요구하면 통화를 끊고 해당 기관의 공식 연락처로 확인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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