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이어리포인트=김정훈 기자] 연일 계속되는 기록적인 폭염 속에서 경기 부천시의 한 아파트에서 경비실 내 선풍기 사용을 금지해 달라는 입주민의 요구가 알려지면서 지역 사회에 큰 논란이 일고 있다. 경비원들의 열악한 근무 환경과 입주민 간 갈등 문제를 보여주는 이번 사건은 공동주택 관리에 있어서 기본적인 인권과 배려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 한번 환기시키고 있다.
지난달 31일, 부천시 한 아파트에 거주하는 A씨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이 더위에 경비원들이 선풍기도 못 틀게 하는 주민이 있다”는 글과 함께 아파트 엘리베이터 안에 붙은 경비원의 호소문 사진을 공개했다. 호소문에는 “경비실엔 에어컨도 없는데 더운 날씨에 선풍기를 틀었다고 선풍기를 치우라고 항의하는 주민이 있다”는 내용과 함께 “경비원이 최소한의 환경에서 일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간절한 부탁이 담겨 있다.
경비원의 설명에 따르면, 일부 입주민은 공동 전기요금 부담을 이유로 선풍기 사용에 반대하며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A씨는 “체감온도가 40도가 넘어가는데, 경비원들이 숨 막히는 공간에서 바람 좀 쐬겠다는 것조차 비인간적인 행동으로 몰아가는 것이 충격적”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논란이 커지자, 또 다른 입주민은 엘리베이터 안에 “경비실은 단순한 휴식 공간이 아닌 업무 공간”이라며 “최소한의 근무 환경 보장은 배려 이전에 기본”이라고 적힌 감사글을 게시했다. 이 글에서는 “갑질하지 말고 사람답게 살자. 경비원님들께 늘 감사하다”는 메시지를 통해 경비원들에 대한 존중과 공감을 촉구하고 있다.
하지만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다. 전기료 부담뿐 아니라 일부 주민들은 경비실 내 냉방 기기 사용이 공동체 비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표한다. 아파트 내 공동 부담금과 공용 전기요금 문제는 다수 공동주택에서 반복되는 갈등 요인이다.
현행 「주택법」과 관련 법령에 따르면 공동주택 내 경비원을 위한 휴게 공간 설치는 의무사항으로 규정되어 있으나, 해당 공간에 에어컨 등 냉방 기기를 반드시 설치해야 한다는 조항은 없다. 이에 따라 경비원들의 근무 환경은 아파트 관리 주체인 관리사무소와 입주민들의 인식 및 지원 의지에 크게 좌우되는 현실이다.
부천시 한 아파트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호소문은 동장을 통해 접수되었으며, 입주민 의견 수렴과 함께 근무 환경 개선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예산 문제와 공동 부담금 책정에서 난항이 예상된다.
폭염이 매년 심화되는 가운데, 경비원 등 공동주택 내 필수 근로자들의 근무 환경 개선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공동 전기요금 부담 문제와 인권 존중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는 것이 중요하며, 입주민과 관리사무소 간 소통 강화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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