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I 생성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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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리포인트=김정훈 기자] 최근 한국 남성들이 결혼 상대를 찾기 위해 일본으로 건너가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일본 TBS 방송의 보도를 계기로 알려진 이른바 ‘원정 맞선’ 현상은 한국 사회의 결혼·주거 비용 구조와 젊은층의 결혼 포기 문제를 드러내는 징후로 평가된다.

TBS 보도에 따르면 항공기 연구개발 분야에 종사하는 35세 하 모 씨는 일본인 여성을 만나기 위해 일본행을 결심했다. 하 씨는 결혼상담소 등록비와 항공료, 외모 관리비 등을 합쳐 약 100만 엔(약 940만 원)을 썼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에서는 남성이 신혼집을 준비하는 것이 당연한 분위기”라며 “대출 없이 집을 마련하려면 마흔을 넘기기 쉽다”고 말했다. 이런 경제적 부담이 결혼 자체를 미루게 만들거나 해외에서 조건이 보다 수월한 배우자를 찾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4년 한국인 남성과 일본인 여성 간 결혼 건수는 전년 대비 40% 증가한 1,176건으로 최근 10년 사이 최고치를 기록했다. 반면 한국인 여성과 일본인 남성 간 결혼은 같은 기간 147건으로 10년 전보다 큰 폭으로 줄었다. 결혼 상대국의 구도도 변화했다. 과거 중국·동남아 지역 중심이었던 국제결혼은 코로나19 이후 일본, 태국, 미국 등으로 확대되는 양상을 보였다.

일본 내 국제결혼 전문 결혼상담소 관계자는 한국인 남성들의 문의가 급증해 접수만 8,000건에 이른다고 전했다. 업체 측은 “한국 내 결혼을 사실상 포기한 남성들이 일본을 중심으로 배우자 찾기에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상담소는 매칭 과정에서 문화 차이와 언어 문제를 고려한 교육을 제공하고 있으나 비용·정착 문제 등 현실적 제약은 여전히 남아 있다고 밝혔다.

한류와 이미지도 한몫 경제적 요인 외에 문화적 요인도 작용한다. 이바라키대의 사사노 미사에 강사는 “어린 시절부터 한국 드라마와 음악을 접한 세대는 한국에 대한 친밀감과 긍정적 이미지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맞선을 본 일본인 여성들 가운데 일부는 “한국 남성은 드라마 속 이미지처럼 스스로 해내려는 모습이 인상적”이라며 호감을 보였다. 일본 내 한류 영향으로 국제결혼에 대한 심리적 장벽이 낮아진 점이 매칭 증가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원정 맞선 소식은 일본 누리꾼 사이에서도 큰 관심을 모았다. 일부는 “한국 남성의 책임감 있는 이미지가 매력적”이라고 평가했지만 다른 한쪽에서는 “결혼의 동기가 단순히 비용 절감이라면 무례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또한 국제결혼 후 예상되는 문화·생활 방식 차이와, 일본인 배우자가 한국에 정착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갈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한 누리꾼은 “연애 때는 로맨틱하더라도 결혼 후 현실은 다르다”며 가부장적 가족 구조를 우려했다.

전문가들은 “국제결혼은 개인의 선택이지만 그 배경이 경제적 불평등과 구조적 부담에 기인한다면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가정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결혼 이후 가사 분담, 육아 관점, 생활 수준에 대한 기대 차이는 갈등 요인이 될 수 있어 사전 교육과 현실적인 정보 제공, 사후 지원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