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경기북부경찰서 제공
사진=경기북부경찰서 제공

[다이어리포인트=김정훈 기자] 경기 고양시 덕양구 한 지하철역에서 경찰 제복을 착용한 채 돌아다니던 50대 남성이 시민 신고로 검거됐다. 경찰은 해당 남성이 실제 경찰관이 아닌 것으로 확인하고 ‘경찰제복 및 경찰장비의 규제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불구속 송치했다.

고양경찰서에 따르면 A씨(50대)는 지난 6월 27일 오후 10시 56분께 한국항공대역 역사 안에서 경찰 춘추용 점퍼와 의무경찰 모자를 착용하고 활보했다. 허리에는 모형 권총과 모형 테이저건까지 착용해 외형상 경찰관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를 목격한 시민이 “경찰복을 입었지만 명찰과 계급장이 없다”며 신고했고 출동한 경찰은 현장에서 A씨를 체포했다.

조사 결과 A씨는 해외 직구를 통해 제복과 장비를 구입한 뒤, ‘코스프레’ 차원에서 착용했다고 진술했다. 그는 “동호회 활동을 위해 입었을 뿐 공무를 수행하거나 사칭할 의도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현행법은 경찰이 아닌 사람이 경찰 제복이나 이와 유사한 복장을 착용해 일반인이 경찰관으로 오인할 수 있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단순 장난이나 취미 목적이라도 공권력에 대한 신뢰를 훼손할 가능성이 크다”며 “법적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경찰 제복 사칭이 다른 범죄로 악용될 소지가 크다고 지적한다. 일부 범죄 심리 연구에서는 제복 사칭이 절도·사기·성범죄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해외 사례에서도 경찰 사칭 범죄는 꾸준히 발생한다. 미국 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경찰 사칭은 주로 ‘공권력에 대한 동경형’, ‘강박적 비행형’, ‘범죄 목적형’으로 분류된다. 이 중 범죄 목적형은 사회적 신뢰를 이용한 고의적 범행으로 강력 범죄로 이어질 위험이 높다.

최근 온라인 해외 쇼핑몰과 중고거래 플랫폼을 통한 경찰 제복·장비 유사품 거래도 증가하고 있다. 실제로 ‘경찰 점퍼’나 ‘모형 권총’ 등의 검색량은 지난해 대비 18% 늘었으며 일부 제품은 실제 장비와 외관상 거의 차이가 없다. 경찰은 이러한 유사품이 손쉽게 거래되는 것이 사칭 범죄의 온상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번 사건에서 A씨는 불구속 상태로 검찰에 송치됐지만 경찰은 유사 사례 재발 방지를 위해 홍보와 단속을 강화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시민들도 경찰 제복 착용자가 공무를 수행하는지 의심될 경우 즉시 신고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