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I 생성 이미지
사진=AI 생성 이미지

[다이어리포인트=박보영 기자] 최근 온라인과 뷰티 업계를 중심으로 ‘피곤한 소녀 메이크업’이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일부러 다크서클과 창백한 피부, 번진 듯한 눈 화장을 강조하는 방식으로 피곤해 보이는 이미지를 스타일로 받아들이는 것이 특징이다.

이 메이크업은 틱톡 등 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 확산됐다. ‘Tired Girl Makeup’ 해시태그가 붙은 영상은 수십만 회 이상 조회되며 젊은 층 사이에서 빠르게 유행하고 있다. 한 인플루언서는 이를 ‘곰팡이 메이크업’이라고 부르며 특유의 음울하고 현실적인 분위기를 강조했다. 누리꾼들 사이에서도 “이상하게 끌린다”는 반응과 “도대체 왜 이런 걸 따라하느냐”는 비판이 동시에 이어지고 있다.

해외 셀럽들의 등장은 유행에 불을 지폈다. 넷플릭스 시리즈 ‘웬즈데이’의 주인공 제나 오르테가는 런던 프리미어 레드카펫에서 어두운 눈가와 보랏빛 입술을 연출해 화제를 모았다. 기존의 화려하고 건강한 이미지 대신 결점을 그대로 드러내는 모습이 새로운 미적 감수성으로 주목받은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 현상을 기존 뷰티 산업이 강요해온 기준에 대한 반발로 해석한다. 오랫동안 화장품 시장은 다크서클을 가리고 피부를 밝히는 데 초점을 맞췄지만, 지금의 Z세대는 현실적인 모습을 꾸밈없이 드러내는 데서 개성을 찾는다는 것이다. 메이크업 아티스트 킴 브라운은 “피곤한 소녀 메이크업은 현실을 축하하는 방식이며 강한 자기표현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단기적 유행에 그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강렬하고 파격적인 이미지가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지만 꾸준히 이어질지는 미지수라는 지적이다. 실제로 온라인에서는 “지나치게 어두운 이미지가 일상에서는 어색하다”는 반응도 적지 않다.

‘피곤한 소녀 메이크업’은 기존에 숨기던 결점을 드러내는 방식으로 뷰티 트렌드의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 피로와 불완전함마저 개성으로 받아들이는 새로운 세대의 감각이 어디까지 확장될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