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I 생성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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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리포인트=최승진 기자] 정부가 자발적 퇴사자의 실업급여 수급 요건을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임금 체불, 직장 내 괴롭힘, 성희롱 등 일부 불가피한 사유가 인정될 때만 자진 퇴사자에게 실업급여가 지급됐지만 앞으로는 통근 곤란, 육아휴직 후 퇴사 등 보다 폭넓은 상황까지 포함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고용노동부는 최근 발표한 고용안전망 강화 대책에서 “실업급여 제도의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해 자발적 퇴사 사유를 합리적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제도 개편이 이뤄지면 일정한 조건을 충족하는 퇴사자는 실업급여 수급 자격을 얻을 수 있게 된다.

현재 실업급여는 비자발적 이직을 한 근로자가 구직 활동을 이어가는 동안 생활 안정을 돕기 위한 제도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장거리 통근이나 가족 돌봄 부담으로 인해 회사를 그만둔 경우에도 사실상 구직 의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실업급여를 받지 못하는 사례가 많았다. 이 때문에 제도의 형평성과 사회 안전망 기능이 충분히 작동하지 못한다는 비판이 이어져 왔다.

특히 OECD는 한국 정부에 자발적 퇴사자에 대한 실업급여 지원을 확대하라는 권고를 여러 차례 제기해 왔다. 주요 선진국 상당수는 일정한 조건을 충족할 경우 자진 퇴사자도 실업급여 수급을 인정하고 있어 한국의 제도는 지나치게 엄격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노동계에서는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크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은 “회사를 그만둘 수밖에 없는 현실적인 이유가 많은데도 국가가 최소한의 안전망을 차단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환영 입장을 밝혔다. 반면 일부 경영계에서는 제도의 남용 우려를 지적한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자발적 퇴사에 대한 수급 요건 완화가 무분별하게 적용될 경우 도덕적 해이와 고용시장 왜곡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신중한 접근을 요구했다.

고용노동부는 올해 안에 전문가 의견 수렴과 제도 연구를 마무리하고 구체적인 개편안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국회 논의 과정에서 법률 개정이 필요할 경우 관련 절차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 방안이 실제로 시행된다면 그동안 사각지대에 놓여 있던 근로자들의 생활 안정에 일정 부분 기여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