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이어리포인트=엄주용 기자]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에 6월 중순부터 러브버그(Lovebug, 붉은등우단털파리)가 대거 출현하면서 시민들의 불편과 우려가 커지고 있다. 예년보다 빠른 시기에 출몰한 이번 러브버그는 서울 외곽뿐 아니라 시내 공원, 아파트 단지, 차량 외벽까지 점령하며 일상생활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 2024년 9,296건의 러브버그 관련 민원이 접수돼 2023년(4,418건) 대비 두 배 이상 급증했으며, 2025년에도 그 수치는 빠르게 늘고 있다. 실제로 6월 말 기준, 강서구와 은평구, 성동구 등지에서는 하루 수십 건 이상의 민원이 접수되고 있으며, 시민들은 갑작스럽게 몰려든 벌레 떼에 놀람과 불쾌감을 호소하고 있다.
러브버그는 암수 한 쌍이 복부 끝을 붙인 채 비행하는 독특한 행동 특성으로 잘 알려져 있다. 독성은 없고 사람을 물지 않지만, 대량으로 출몰할 경우 차량 앞유리에 들러붙어 시야를 가리거나 주거지 벽면에 다닥다닥 붙어 있는 모습은 위생적 불쾌감을 불러일으킨다.
기후 변화가 이러한 이례적 대량 발생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장마철 직후 고온다습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알을 낳기 좋은 환경이 조성됐고, 여기에 도시화로 인해 자연 포식자가 줄어든 것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서울시는 올해부터 화학 살충제 대신 친환경 방제를 시도하고 있다. 끈끈이 트랩, 광원 유인 장치, 부유식 트랩 등 다양한 실험적 장비가 시범 설치되고 있으며, 일부 지역은 조명 색상을 LED로 바꾸는 등 유입 차단을 위한 환경 개선에 나섰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생태적 특성과 개체군 주기를 고려한 장기적 모니터링과 대책이 선행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크다.
한편 러브버그는 미국 남부 지역에서는 익숙한 존재다. 플로리다, 텍사스 등지에서는 5월과 9월 주기로 발생하며, 차량을 오염시켜 '운전자의 악몽'으로 불린다. 그러나 최근 플로리다에서는 도시화와 기후 변화로 개체 수가 감소하고 있으며, 텍사스 등 일부 지역은 여전히 주기적 급증과 감소를 반복 중이다.
국내 전문가들은 러브버그가 질병을 옮기지 않는 '익충'에 해당되지만, 시민 체감 불쾌감이 크기 때문에 단순 생태적 분류만으로는 방제를 판단하기 어렵다고 말한다. 실제로 최근 서울시 조사에서는 응답자 86%가 "익충이라도 일상 불편을 주면 해충"이라고 답했다.
서울시는 러브버그에 대한 과도한 공포를 줄이기 위해 시민 대상 설명회와 생활 방제 가이드를 제작해 배포할 예정이다. 또한 관련 부서는 올여름 대책에 대한 효과를 분석한 후 내년부터는 정례적인 모니터링 체계를 도입할 계획이다.
러브버그 대량 발생은 도시 생태계와 기후 변화의 민감한 지표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번 여름의 경험이 향후 도시와 자연의 조화로운 공존을 위한 정책 변화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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