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I 생성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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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리포인트=김정훈 기자] 서울과 수도권에서 외국인이 주택을 사려면 앞으로는 반드시 직접 거주해야 한다. 정부가 외국인의 투기성 매입을 차단한다는 명분으로 ‘실거주 의무’를 부과했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는 오는 26일부터 2026년 8월 25일까지 서울 전역과 수도권 일부 지역을 외국인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한다고 21일 밝혔다. 이에 따라 해당 지역에서 외국인이 주택을 구입하려면 사전 허가가 필요하며 매입 후 4개월 이내 직접 입주해 최소 2년 이상 거주해야 한다. 이를 지키지 않으면 취득가액의 10% 이내에서 매년 이행강제금이 부과되고 허가 자체가 취소될 수도 있다.

정부는 그동안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와 용산구 등 일부 지역만 지정해 외국인의 투기성 매입을 제한해 왔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새 외국인의 서울 주택 매입 비율이 꾸준히 늘어났고 실거주 목적이 아닌 전세·월세를 끼고 사는 갭투자 사례까지 적발되면서 규제 대상을 확대하기로 했다.

통계청과 국토부 집계에 따르면 외국인의 국내 주택 거래는 2017년 약 3,400건에서 2023년 6,000건을 넘어섰다. 특히 서울은 외국인 거래 비중이 0.5% 이상을 차지하며 강남권·용산 등 인기 지역에서 거래가 집중됐다. 정부 관계자는 “외국인이 취득한 주택이 임대 시장으로 흘러 들어가면서 가격 불안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번 조치를 두고 의견이 엇갈린다. 찬성 측은 내국인의 주거 안정을 위해 불가피한 조치라고 본다. 외국인이 실거주 목적이 아닌 투자 수단으로 서울 주택을 사들이는 경우 한정된 공급 속에서 수요만 늘어나 가격을 끌어올린다는 것이다. 실제로 일부 지역에서는 외국인 매입 건수가 10건 남짓에 불과했지만, 그 자체로 호가를 자극해 인근 시세가 들썩였다는 분석도 나온다.

반면 일각에서는 외국인에 대한 과도한 규제가 헌법상 평등권이나 국제적 투자 환경과 충돌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특히 교환학생이나 해외 주재원처럼 한국에서 일정 기간 거주하면서 주택을 구입하려는 외국인까지 규제 대상에 포함될 수 있어 형평성 논란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시장 반응은 미묘하다. 온라인 부동산 커뮤니티에는 “외국인 갭투자 막는다니 다행”, “우리 집값 올려놓고 떠나는 사람들 차단해야 한다”는 반응과 함께 “차별적 규제”, “외국인 투자 위축으로 한국 시장 신뢰가 떨어질 것”이라는 비판도 동시에 나온다.

이번 규제는 2년간 한시적으로 운영된다. 그러나 실제 집값 안정 효과가 나타날 경우 연장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정부는 제도 시행 이후 외국인 거래 동향을 분기별로 점검하고 필요하면 추가 보완책을 내놓겠다는 계획이다.

서울 집값은 최근 금리 인하 기대감과 재건축 호재로 다시 들썩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외국인의 주택 매입 제한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시장의 관심이 집중된다. 일각에서는 실거주 의무가 사실상 ‘투기 차단용 족쇄’가 될 것이라는 기대가 크지만 또 다른 한편에서는 글로벌 자본 흐름과의 충돌이라는 부담이 남아 있어 논란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