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I 생성 이미지
사진=AI 생성 이미지

[다이어리포인트=엄주용 기자] 애플이 자사 음성 비서 시리(Siri)의 성능 강화를 위해 구글의 인공지능 모델 ‘제미나이(Gemini)’ 도입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와 로이터 등 주요 외신은 22일(현지시간) “애플이 시리의 차세대 기능 업그레이드를 위해 구글과 협력 논의를 진행 중”이라고 보도했다.

구글 제미나이는 딥마인드가 주도해 개발한 멀티모달 대형 언어 모델로 텍스트, 이미지, 음성까지 동시에 이해하고 처리할 수 있는 역량을 갖췄다. 최근 공개된 ‘제미나이 2.5 프로(Pro)’와 ‘플래시(Flash)’ 버전은 추론 능력과 응답 속도를 대폭 개선하며 글로벌 기술 업계에서 주목받고 있다. 구글은 자사 검색, 지도, 유튜브, 지메일 등 주요 서비스에도 제미나이를 통합 적용하고 있다.

애플은 이미 자체 AI 생태계인 ‘애플 인텔리전스(Apple Intelligence)’를 iOS18에 탑재해 일부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기기 내(on-device) 처리와 서버 기반 연산을 혼합한 구조로, 알림 요약, 글쓰기 보조, 이미지 생성 등 맞춤형 기능을 구현한다. 그러나 시리의 이해력과 대화 능력 한계가 지적돼 왔고 이에 따라 구글 등 외부 AI 기술을 접목할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다.

현재 논의는 초기 단계로, 실제 계약 체결 여부나 시점은 확인되지 않았다. 외신에 따르면 양사가 구체적인 협상 조건에 이르진 않았으며 애플은 오픈AI의 GPT 계열 모델 등 다른 선택지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다만 구글 제미나이가 보유한 대규모 데이터 처리 능력과 안정성이 시리 고도화에 적합하다는 평가가 내부적으로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서는 이번 논의가 애플의 전략 변화 가능성을 보여주는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다. 애플은 그간 “자체 생태계” 원칙을 고수해왔지만 생성형 AI 경쟁 심화와 사용자 요구 확산에 대응하기 위해 외부 협력을 검토하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실제로 애플 인텔리전스는 개인정보 보호와 기기 내 연산을 강조했지만 대규모 언어 모델의 한계와 개발 속도에서 구글·마이크로소프트 등 경쟁사 대비 뒤처졌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향후 협력이 성사될 경우 시리는 구글 제미나이의 일부 기능을 기반으로 더욱 자연스러운 대화와 상황 인지 능력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데이터 보안, 기술 주도권, 브랜드 독립성 등 민감한 과제가 남아 있어 최종 합의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