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주민 공지와 엘리베이터 버튼 | 사진=SNS 캡쳐
입주민 공지와 엘리베이터 버튼 | 사진=SNS 캡쳐

[다이어리포인트=엄주용 기자] 서울 강남의 한 아파트에서 승강기 ‘닫힘’ 버튼에 압정이 부착된 사건이 발생해 입주민들의 안전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 이 사건은 단순한 장난을 넘어선 고의적 위해 행위로 간주되고 있으며, 지역 사회 전체에 불안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사건은 지난 3월 27일 밤 9시 36분경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아파트 관리사무소는 “입주민 제보로 승강기 내 ‘닫힘’ 버튼에 압정이 박혀 있는 것을 확인했고, 즉시 CCTV를 확인해 경찰에 신고했다”고 밝혔다. CCTV 영상에는 배달앱 업체 소속으로 추정되는 남성이 헬멧과 조끼를 착용한 채, 다목적 점토 형태의 접착제를 이용해 버튼 위에 압정을 부착하는 장면이 고스란히 담겼다.

입주민 A씨는 “아이 손이 먼저 닿았더라면 어땠을지 상상도 하기 싫다”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고, 또 다른 주민은 “헬멧에 배달 업체 이름까지 선명히 보였는데 아직 검거되지 않은 것이 이해되지 않는다”며 수사 속도에 의문을 제기했다.

이후 관리사무소는 모든 승강기를 긴급 점검하고, 입주민 공지 게시판에 “승강기 버튼에 날카로운 물체가 부착돼 다칠 수 있으니 주의해달라”는 안내문을 게시했다. 아울러 유사한 사례 발견 시 즉시 관리실에 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경찰은 현재 해당 배달기사를 재물손괴 혐의로 수사 중이며, 법률 검토를 통해 피해자 발생 여부와 범행 동기에 따라 ‘특수상해죄’ 적용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특수상해죄는 고의로 타인에게 상해를 입히기 위한 도구를 사용한 경우 적용되는 중형 범죄로, 실형 선고가 가능한 중대한 혐의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사건을 공동주거공간 내 고의적 위해 행위로 규정하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출신의 한 변호사는 “승강기는 누구나 하루에도 수차례 사용하는 공공 공간인데, 이런 곳에 고의적으로 날카로운 물체를 설치했다는 것은 명백히 ‘신체 훼손 의도’가 있는 중범죄”라며 “피해자가 실제 다치지 않았더라도 충분히 특수상해 기수 또는 미수 혐의 적용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배달기사로 추정되는 인물이 범행에 어떤 동기를 가졌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전에 배달 중 갈등이 있었던 입주민에 대한 보복성 행위 아니냐”는 추정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해 해당 배달앱 업체는 “자사 소속 기사 여부를 확인하고 있으며, 사실로 드러날 경우 즉각적인 조치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일부 배달 기사들은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이런 몰지각한 행동이 배달업 전체 이미지를 훼손한다”며 유사 사건 재발 방지를 위한 교육 강화와 제도 개선 필요성을 언급했다. 전문가들은 “배달기사와 입주민 사이의 관계 악화가 안전 사고로 이어지지 않도록, 감정적 골을 줄이는 구조적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이번 사건은 공동주택이라는 일상 공간에서 누구나 피해자가 될 수 있는 위험이 얼마나 가까이에 존재하는지를 보여준 사례다. 단지 내 승강기 안전 점검 시스템 보완은 물론, 배달기사 등 외부 방문자의 신원 확인 및 행동 기록 관리 체계가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