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이어리포인트=김정훈 기자] 대한비만학회가 비만 치료제를 단순한 체중 감량 수단이 아닌 질환 치료제로 인정하고 건강보험 급여 적용을 서둘러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근 열린 학술대회와 기자간담회에서 학회는 국내 비만 유병률이 빠르게 상승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치료 접근성이 극히 낮다고 지적했다. 실제 통계에 따르면 국내 성인 비만율은 38%를 넘어섰으며 특히 남성의 경우 절반 가까운 49%가 비만 범주에 속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회는 우선 적용 기준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BMI 35 이상인 고도비만 환자, 또는 BMI 30 이상이면서 당뇨·고혈압·고지혈증 등 심각한 동반질환을 가진 환자를 1차 급여 대상자로 삼고 이후 점진적으로 확대하는 단계적 방안을 제시했다. 이는 치료제의 오남용을 막고 동시에 꼭 필요한 환자들이 적정한 비용으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장치다.
현재 위고비를 포함한 GLP-1 계열 비만치료제는 국내에서 비급여 상태다. 환자들은 고가의 약값을 전액 본인 부담해야 하며 상당수는 비용 부담으로 치료를 포기하는 상황에 놓인다. 반면 미국, 유럽 일부 국가에서는 제한적이지만 보험 적용을 통해 환자의 접근성을 높이고 있다. 학회는 “국내에서는 비만이 여전히 개인의 의지 부족이나 미용 문제로 치부되는 경향이 강하다”며 “비만을 명확히 질환으로 규정하고 국가가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위고비와 같은 약물이 단순한 체중 감량 효과를 넘어 혈당 조절, 심혈관 질환 위험 감소 등 의학적 근거가 충분하다고 설명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건강보험 급여화 논의가 지연되면서 국내 환자들은 최신 치료제 접근에서 뒤처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활동량이 줄고 식습관이 무너진 사회적 환경은 비만 환자 증가에 기름을 부었다.
비만학회는 급여화를 통해 공공 차원의 관리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주장한다. 약제 사용량과 효과, 오남용 여부를 모니터링하면서 정책적 개입을 병행할 수 있어 장기적으로는 의료비 절감 효과가 있다는 분석이다. 현재 국내 건강보험 제도는 고혈압, 당뇨 등 만성질환에는 보험 혜택을 적용하고 있으나 비만만은 예외로 남아 있어 형평성 논란도 제기된다.
국회와 의료계 일각에서는 이미 관련 논의가 시작됐다. 일부 의원들은 “비만이 방치되면 결국 합병증 치료비로 수십 배의 사회적 비용이 발생한다”며 급여화 필요성을 주장했다. 그러나 재정 부담과 사회적 합의 부족은 여전히 걸림돌로 꼽힌다. 정부는 아직 공식 입장을 내지 않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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