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이어리포인트=김정훈 기자] 한국 근현대 미술의 대표 작가 이중섭의 걸작 ‘소와 아동’이 70년 만에 미술 시장에 모습을 드러내 35억2천만원에 낙찰됐다. 케이옥션은 지난 24일 서울 강남 본사에서 열린 경매에서 이 작품이 시작가 25억 원에서 경합을 거듭하다 최종적으로 35억2천만원에 새 주인을 찾았다고 밝혔다. 이 소식은 미술계뿐 아니라 대중의 관심까지 불러모으며 큰 화제를 낳았다.
‘소와 아동’은 1954년에 제작된 작품으로 소의 몸짓과 그 아래 자리한 아이의 모습을 통해 생명과 보호, 위태로움이 동시에 느껴지는 구도를 담아낸다. 크기는 가로 64.5cm, 세로 29.8cm로 비교적 작은 화면이지만 특유의 강렬한 필치와 주제 의식 덕분에 전시될 때마다 관람객의 시선을 끌어왔다. 한국전쟁 직후의 불안과 민중의 삶을 투영한 작품이라는 평가도 이어져 왔다.
이 작품은 1955년 미도파 화랑 전시에서 처음 공개된 뒤 줄곧 주요 전시에서 소개됐지만 개인 소장자의 손에 들어간 이후 매매로 시장에 나온 적은 없었다. 70년 동안 작품을 소장해 온 이는 정기용 전 원화랑 대표였으며 그의 별세 이후 처음 경매 시장에 출품되면서 큰 관심이 집중됐다. 그간 숨겨진 명작으로 불려온 만큼 이번 낙찰가가 높게 형성된 배경으로 작용했다.
이번 낙찰가는 이중섭 작품 중 두 번째로 높은 기록이다. 현재 최고가는 2018년 서울옥션에서 ‘소’가 47억 원에 팔리며 세운 바 있다. ‘소와 아동’의 거래가는 그 뒤를 이으며 이중섭의 작품 가치와 시장 내 위상을 다시 한번 확인시켰다. 미술계 전문가들은 이번 결과가 한국 미술사의 희소성과 역사적 의미를 보여준 사례라고 해석한다.
낙찰자의 신원은 공개되지 않았으며 향후 작품이 어디에서 전시되거나 보관될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일부에서는 공공 기관이나 미술관에서 소장해 많은 이들이 감상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동시에 보존 상태와 향후 관리 방안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고가 낙찰이 미술품 시장의 과열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가 있지만 이번 사건은 이중섭 작품의 예술적·역사적 의미를 재조명하는 계기가 된 것은 분명하다.
이중섭은 1916년 평안남도에서 태어나 1956년 타계하기까지 불과 40년의 생애 동안 수많은 명작을 남겼다. 특히 소를 주제로 한 연작은 한국인의 삶과 정신을 상징적으로 담아낸 대표적 작업으로 꼽힌다. 현재 국내외에 약 열 점 안팎만 알려져 있으며 대부분 공공기관에 소장돼 있어 시장에 나올 기회가 극히 드물다. 그런 맥락에서 ‘소와 아동’의 이번 출품과 낙찰은 그 자체로 한국 미술사에 남을 사건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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