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I 생성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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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리포인트=박보영 기자] 구수하고 속이 편하다는 이유로 아침 공복에 누룽지를 즐기는 사람이 많다. 그런데 전문가들은 공복 상태의 누룽지 섭취가 혈당을 예상보다 훨씬 빠르고 크게 올릴 수 있다고 경고한다.

실제 측정 수치가 이를 뒷받침한다. 비만 진료를 전담하는 가정의학과 전문의 이진복 원장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누룽지를 공복에 섭취했을 때 혈당이 식사 전 91mg/dL에서 식후 187mg/dL로 수직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단 한 끼의 공복 누룽지 섭취만으로 혈당이 두 배 이상 치솟은 셈이다.

이 수치는 누룽지의 혈당지수(GI)로도 설명된다. 서울대·가천대 식품영양학과 공동 연구팀이 한국인 상용 식품의 혈당지수를 산정한 결과 누룽지의 GI는 72로 측정됐다. 통상 GI가 70 이상이면 혈당 부하가 큰 '고혈당 지수' 식품으로 분류된다. 일부 연구에서는 고온에서 눌려 전분이 빠르게 분해되는 형태로 바뀐 누룽지의 GI가 85~90에 달한다고 보기도 한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누룽지는 쌀밥보다 수분이 적고 밀도가 높아 같은 양을 먹어도 탄수화물 섭취량이 훨씬 많다. 부피가 작아 포만감을 느끼기 전에 2~3배 많은 양을 섭취하게 되는 경우가 흔한데, 이진복 원장은 "아침에는 식사 속도가 빨라지는 경우가 많다"며 "급하게 먹게 되면 포만감을 느끼기 전에 많은 양을 섭취해 혈당이 급격히 올라간다"고 설명했다.

영양 구성도 취약하다. 누룽지는 거의 순수 당질로 이뤄져 있어 단백질, 지방, 식이섬유가 매우 부족하다. 공복에 이런 식품을 단독 섭취하면 혈당이 빠르게 올라갔다가 급격히 떨어지는 혈당 스파이크 현상이 발생하고, 뒤따르는 인슐린 과다 분비로 오전 내내 피로감과 무기력이 지속될 수 있다.

누룽지를 끓인 숭늉도 안심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물에 불려 부피는 커지지만 당질 구성 자체가 바뀌지 않아 혈당 상승 억제 효과는 제한적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고지혈증, 내장지방, 지방간이 있는 사람의 경우 아침 누룽지 단독 섭취는 혈당 급상승 이후 남은 당이 중성지방으로 합성되는 과정까지 이어져 대사 건강에 불리하게 작용한다는 분석도 있다.

특히 혈당 관리가 필요한 당뇨 환자나 혈당이 높은 편인 사람에게는 아침 공복 누룽지 섭취를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게 의료계의 공통된 입장이다. 누룽지를 즐기고 싶다면 아침보다는 점심이나 간식 시간대에 소량으로, 가급적 단백질과 식이섬유가 풍부한 반찬과 함께 섭취하는 것이 혈당 급등 위험을 줄이는 방법으로 권고된다.

전문가들은 "오랜 세월 건강식으로 여겨져 온 음식이라도 섭취 시간대와 방식에 따라 몸에 미치는 영향이 달라진다"며 "특히 공복 아침 식사의 혈당 반응이 하루 전체 대사에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GI 지수를 확인한 신중한 선택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속이 편하다는 이유로 매일 아침 누룽지를 고집해 온 습관이 있다면, 이제는 재점검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