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이어리포인트=박보영 기자] 생수병 뚜껑과 식품 포장재, 일회용 용기 등에 쓰이는 폴리에틸렌(PE)과 폴리프로필렌(PP)이 나노 크기로 쪼개져 호흡기로 들어가면 폐에 급성 염증을 일으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과 동아대학교 연구진은 나노플라스틱의 염증 발생 원리를 확인하고 디젤 배출 입자와 독성을 비교했다고 29일 알려졌다.
폐포에 도달한 입자가 활성산소를 늘렸다
연구진은 PE 357나노미터, PP 473나노미터 크기의 입자를 만들어 생쥐의 기관에 투여했다. 24시간 뒤 폐포 세척액에서 세포 수와 호중구, 총단백질, 젖산탈수소효소, 염증성 사이토카인이 증가해 급성 폐 염증 반응이 확인됐다.
핵심은 폐포 대식세포의 반응이다. 대식세포가 외부 입자를 제거하는 과정에서 활성산소가 과도하게 만들어졌고, 이 산화 스트레스가 주변 면역세포와 염증 관련 유전자를 자극했다. 연구진은 케모카인과 기질금속단백분해효소, 급성기 단백질 관련 유전자 변화도 확인했다.
한 번 노출한 뒤 7일과 28일에도 가벼운 염증이 남았다. 다만 이번 결과는 생쥐에게 정해진 양을 기관 안으로 직접 투여한 실험에서 확인된 내용이며, 사람이 일상생활에서 같은 수준의 폐 손상을 입는다는 뜻은 아니다.
디젤 매연보다 독하다는 말의 조건
연구진은 디젤 배출 입자 표준물질을 비교 대상으로 삼았다. 입자의 무게를 기준으로 보면 염증 유발 정도는 PE가 디젤 배출 입자보다 높고 PP가 낮았지만, 표면적을 기준으로 바꾸면 PE와 PP 모두 디젤 입자보다 강한 반응을 보였다.
이는 ‘생수병 나노플라스틱이 디젤 매연보다 무조건 위험하다’는 의미가 아니다. 같은 무게라도 입자가 작아질수록 전체 표면적이 커지고 표면 반응성이 달라질 수 있어, 미세먼지처럼 질량 농도만으로 위해성을 판단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의미다. 실제 노출량과 장기적인 인체 영향은 추가 연구가 필요한 단계다.
노출을 줄이는 생활 습관은 가열과 먼지 관리부터다
일상에서는 플라스틱 용기나 포장재를 전자레인지와 뜨거운 조리 과정에 반복해서 사용하는 일을 줄이는 것이 현실적인 대응이다. 플라스틱을 태우거나 고온으로 가공할 때 초미세 입자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환기가 부족한 공간에서 플라스틱을 자르거나 갈고 녹이는 작업은 피해야 한다.
집에서는 환기를 하고 먼지가 쌓인 카펫·패브릭을 물걸레나 진공청소기로 관리하는 방법이 도움이 될 수 있다. 공기청정기를 사용할 때는 나노 크기 입자까지 줄이는 데 효과가 확인된 고성능 미립자 필터 제품을 선택할 수 있다. 다만 현재 나노·미세플라스틱에 대한 일반인의 안전 노출 기준은 정해지지 않았으며, 연구기관들은 노출을 완전히 없애기보다 발생원과 공기 중 농도를 낮추는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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