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이어리포인트=최승진 기자] ‘현백코어’는 현대백화점의 줄임말 ‘현백’에 자연스럽고 편안한 스타일을 뜻하는 ‘놈코어’를 결합한 말이다. 화려한 로고 대신 차분한 색과 단정한 실루엣을 택하고, 백화점에 익숙한 부잣집 딸처럼 여유로워 보이는 분위기를 가리킨다.
코미디언 강유미는 10월 말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현백코어’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은 팝업스토어와 식품관, 사진 촬영 장소에는 사람이 몰리는 반면 일반 의류 매장은 한산한 모습을 대비해 백화점 안의 소비와 계층 감각을 풍자했다.
풍자의 초점은 옷차림에만 있지 않다. 유행하는 장소를 찾아 사진을 남기고, 인기 디저트 앞에서는 줄을 서면서도 고가 의류는 가격을 따져 구매를 미루는 모습이 함께 등장한다. 백화점을 쇼핑 공간이자 볼거리와 인증사진을 얻는 장소로 이용하는 소비 습관을 웃음거리로 만든 셈이다.
백화점의 ‘여유로운 이미지’가 밈의 배경
‘현백코어’가 통하는 배경에는 백화점마다 쌓아 온 이미지도 있다. 현대백화점은 젊은 고객과 팝업·전시 같은 체험 공간을 늘리며 세련되고 여유로운 분위기를 형성해 왔다. 백화점은 물건을 사는 곳을 넘어 취향과 생활방식을 드러내는 공간으로도 소비된다.
다만 영상 속 풍자는 그 이미지를 그대로 칭찬하지 않는다. 고급스러운 옷차림과 여유를 동경하는 시선에, 실제로는 소비를 망설이거나 유행을 따라 사진만 남기는 현실을 겹쳐 보인다. 그래서 ‘현백코어’는 따라 입을 만한 패션 표현인 동시에, 백화점 소비의 양극화와 보여 주기식 소비를 가리키는 말로 읽힌다.
브랜드 이미지도 소비자의 해석에 달렸다
온라인에서 특정 브랜드나 소비자상이 반복해 풍자되면 브랜드 이미지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다만 강유미 영상이 실제 백화점 매출이나 브랜드 구매에 변화를 일으켰다는 자료는 확인되지 않았다. 과거 다른 풍자 영상 뒤 중고거래 등록이 늘어난 사례가 보도됐지만, 이를 이번 영상의 결과처럼 볼 수는 없다.
유행하는 옷차림을 참고할 때 ‘현백코어’는 비싼 제품을 갖춰야 한다는 규칙이라기보다, 과시를 줄인 기본 아이템과 차분한 분위기를 설명하는 밈에 가깝다. 영상이 화제가 된 이유도 옷의 가격보다 백화점에서 무엇을 사고 무엇을 보여 주려 하는지를 함께 비춘 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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