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머노이드 데이터 팩토리 개소…로봇은 냉장고·세탁물 다루며 배운다
이미지=AI 생성 자료 이미지(실제 촬영 사진 아님)

[다이어리포인트=엄주용 기자] 사람처럼 걷고 물건을 다루는 휴머노이드 로봇이 작업을 배우는 전용 데이터 생산시설이 3일 문을 열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기계연구원,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구축한 ‘AI 휴머노이드 데이터 팩토리’로, 국내 첫 이족보행 휴머노이드 전용 시설이다. 현재 이곳에서는 휴머노이드 12대를 운영한다.

데이터 팩토리는 로봇을 조립하는 공장이 아니라 로봇이 움직이고 일하는 과정을 기록해 인공지능 학습에 쓰는 연구시설이다. 사람이 로봇을 원격으로 조작하거나 사람의 동작을 로봇이 따라 하게 하고, 그때 발생하는 움직임과 작업 정보를 모은다. 로봇이 물체를 잡고 옮기는 동작부터 팔·다리를 함께 쓰는 전신 작업까지 데이터 수집 대상이다.

냉장고 물건 꺼내기부터 자동차 레버 조작까지

개소식에서는 로봇이 냉장고에서 물건을 꺼내고 세탁물을 다루거나 소파를 정리하는 장면이 시연됐다. 자동차 내부의 버튼과 레버를 조작하는 작업도 데이터 수집 사례로 소개됐다. 이런 자료는 로봇이 주변 상황과 작업 과정을 익히고, 비슷한 일을 스스로 수행하도록 인공지능을 학습시키는 데 쓰인다.

사람에게는 익숙한 일도 로봇에게는 손의 위치와 물체의 모양, 힘을 주는 방식 등을 실제 움직임으로 익혀야 하는 과제다. 정해진 동작만 반복하는 대신 여러 작업의 사례를 쌓아야 다양한 상황에 대응할 가능성이 커진다. 기계연이 개발 중인 국산 휴머노이드 ‘카이로스(KAIROS)’의 정밀한 물체 조작과 전신 동작 모방도 이 시설에서 다루는 연구와 연결된다.

시설 개소가 곧 가정용 로봇 보급을 뜻하진 않는다

이번 개소의 의미는 가정이나 일터에 휴머노이드가 곧바로 들어온다는 데 있지 않다. 작업 데이터를 국내에서 직접 만들고 축적할 기반이 마련됐다는 점이 핵심이다. 실제 환경에서 얻은 자료를 활용하면 해외 데이터 의존을 낮추고 국내 연구진과 기업이 로봇의 작업 능력을 개발·검증하는 데 보탬이 될 수 있다.

다만 공개된 내용에는 일반 가정에 휴머노이드를 보급할 시점이나 가격, 소비자가 직접 시설을 이용하는 방법이 담기지 않았다. 기계연은 데이터 팩토리를 2027년 말부터 산·학·연에 단계적으로 개방할 계획이다. 로봇과 수집 작업도 앞으로 늘릴 방침이지만, 구체적인 확대 일정은 발표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