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데이터센터 규제, 연방 중단보다 주별 인허가가 변수
사진=지나 이노호사 텍사스 주지사 선거 캠페인 발표

[다이어리포인트=김정훈 기자] 미국 중간선거 뒤 데이터센터 규제 우려가 번지면서 코스피는 6일 5,059.69로 마감해 전날보다 6.02% 내렸다. 삼성전자는 6.35% 하락한 18만8700원, SK하이닉스는 10.44% 내린 113만2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우려의 초점은 연방정부의 일괄 중단보다 주정부와 지방정부의 인허가·전력망·용수 규제다. 민주당이 상·하원 다수당을 차지해도 대통령의 거부권이 남아 있고, 데이터센터 건설을 멈추려는 움직임은 주별 정책과 사업 승인 절차를 통해 나타날 수 있다. 대신증권 이경민 연구원은 미국 의회의 규제 강화 우려가 반도체를 포함한 AI 가치사슬 전반에 번졌다고 설명했다.

텍사스는 감사가 끝날 때까지 주 허가 보류

텍사스에서는 공화당 소속 그레그 애벗 주지사가 9월 21일 전력망 운영기관 ERCOT의 감사를 마칠 때까지 데이터센터 관련 허가를 중단하라고 주 환경품질위원회에 지시했다. 전력망 신뢰도와 용수 사용 영향을 살피려는 주 차원의 조치다. 민주당 주지사 당선인 지나 이노호사는 의회가 주민 보호 법안을 마련할 때까지 신규 사업 허가를 멈추겠다고 공약했다.

이노호사는 7월 발표에서 데이터센터 운영사가 전력망 증설과 송전 비용을 부담하고, 가정의 전기·수도 요금이 오르지 않는다는 점을 입증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조지아 주지사 당선인 키샤 랜스 바텀스도 신규 데이터센터 개발 일시 중단을 공약했다. 이런 정책은 사업 승인과 전력·용수 확보를 늦출 수 있고, 사업자가 부담하는 비용이나 가계 요금에 미치는 영향은 각 주의 세부 규칙에 달려 있다.

반도체는 주문 취소보다 서버 도입 시점을 본다

국내 메모리 업체에 직접 연결되는 신호는 데이터센터 건설 계획이 실제 서버 구매와 메모리 주문으로 이어지는 속도다. 고객사가 서버 도입을 미루면 HBM과 서버용 D램, 기업용 SSD의 납품 및 매출 인식 시점도 늦어질 수 있다. 대신증권 이 연구원은 “데이터센터 건설이 전면 중단되지 않는다면 반도체 업황과 실적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전력기기는 데이터센터 프로젝트의 발주 일정과 전력망 투자를 함께 봐야 한다. HD현대일렉트릭은 7월 글로벌 빅테크 기업과 최대 1조1212억원 규모의 전력·배전기기 기본계약을 맺었으며, 실제 발주는 건설 일정에 맞춰 진행된다. 데이터센터가 올해 신규 수주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3% 수준이고, 미국 민간 전력회사 51곳은 2030년까지 최소 1조4000억달러의 설비투자를 계획했다.

투자자는 각 주의 인허가 보류가 실제 사업 승인 지연으로 이어지는지, 빅테크 고객사가 서버 투자와 주문 일정을 바꾸는지, 전력기기 개별 발주가 미뤄지는지를 차례로 살필 필요가 있다. 전력망과 용수 비용을 데이터센터 사업자에게 더 부담시키는 규정은 가계 요금 상승을 막으려는 움직임과 맞닿아 있지만, 적용 방식에 따라 건설 속도와 AI 서비스 인프라 확충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텍사스의 감사 결과와 차기 주의회 논의가 다음 정책 분기점이다.